옷을 어떻게 입어야 할지 몰라서 혼란스러워요
치매 증상이 진행되면 일을 진행하는 순서에 혼란이 생깁니다. 옷을 겹겹으로 입거나 진하게 화장을 하는 사람도 나타납니다. 항상 매던 넥타이를 매는 방법을 잊거나 신발의 왼쪽 오른쪽도 구분하지 못합니다. 윗 틀니를 끼고 아래 틀니를 위에 끼우려고 하며 틀니가 들어가지 않는다고 불평하기도 합니다.
여름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내복을 입고 있으면서 왜 그렇게 입었냐고 물어보면 본인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습니다. 치매환자에게는 이것이 평범한 차림이라고 생각합니다. 옷차림에 변화가 나타나는 것은 어느 정도 치매 증상이 진행된 단계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잘못이 잦아지고, 뭔가 모르는 것이 많아지는 상황에서 열심히 적응하는 단계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옷을 입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어떻게 입어야 할지는 모르겠고, 본인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해서 얻은 결과물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고 소곤거리거나 바보 취급을 한다면 치매환자는 내가 또 실수를 한 게 아닌가 걱정이 됩니다. 또는 멀쩡한 내 옷을 보고 소곤거리는 사람들에게 화가 납니다.
도움받기를 좋아하는 사람, 싫어하는 사람
치매 초기에도 단추를 제대로 채우지 못하는 일은 있지만, 점차 단추를 채우는 것 자체를 잊어버리게 됩니다. 옷을 입고 벗을 때뿐만 아니라 식사를 하거나 조금만 움직여도 주위 사람들이 보기에는 답답할 정도로 시간이 걸립니다.
그런 경우 주위 사람들은 답답한 마음에 도와주게 됩니다. 하지만 사람의 몸은 자꾸 사용하지 않으면 점점 기능이 저하되어 갑니다. 잠깐 도움을 주는 일은 간단합니다. 그러나 자꾸 도와주게 되면 치매환자의 잔존기능을 빼앗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결국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일들도 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케어하는 사람은 더욱 힘들어집니다.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치매환자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되도록이면 혼자서 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도와주지 않는 방법이 모든 치매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면 도와주지 않는 편이 환자를 더 편하게 하겠지만, 환자에 따라서는 도움을 받는 것을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환자의 성격이나 능력에 맞추어서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여름에 코트를 입는 것도 본인에게는 이상할 것이 없다
이상한 복장을 한 사람 중에는 한여름에 코트를 입거나 겨울옷을 잔뜩 껴입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어보면 덥지 않다고 말합니다. 더위와 추위에 대한 인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환자 본인은 자신이 이상한 차림을 하고 있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억지로 벗기려고 하면 격렬하게 저항합니다. 환자는 이 상황을 사람들이 갑자기 달려들어 자신을 발가벗기려 한다는 식으로 해석하고, 공포감을 느끼게 됩니다.
한여름에 코트를 입고 있어도 문제가 없다면 굳이 벗도록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꼭 벗어야 하는 경우에는 환자 본인이 스스로 벗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차 한잔 드시고 가세요, 그동안 옷은 잠깐 벗으시겠어요"라고 말하면 코트를 벗는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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