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학술지 <알츠하이머 연구와 치료>에서는 2002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 실시된 모든 알츠하이머 신약의 임상실험들을 분석한 논문이 실렸다. 이 기간 중 실시된 임상실험은 413개, 실험된 약물은 244종이었으며 그중 사용 승인이 된 약물은 단 1개였다. 이것은 '나멘다'라고 불리는 뇌신경전달물질을 차단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 약물은 알츠하이머의 증상을 단기간 동안 완화시켜주지만 근본적인 병의 진행을 막을 수는 없다. 10년간 연구 성공률은 0.4%에 불과하다. 다시 말하면 실패율 99.6%이다. 이렇게 높은 실패율은 다른 질병연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수치이다. 어떤 이유로 계속 실패하는 것일까?
단분자 접근법
알츠하이머는 만성질환이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질환을 치료하는 '한 가지 약물'을 개발하려 노력한다. 이것은 감염병 치료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둔다. 하지만 복잡하고 만성적인 질환에서는 이러한 연구방식이 적합하지 않다. 콜레라와 같은 감염병은 그 원인이 뚜렷하다. 이에 반해 만성질환은 장기간으로 손상이 누적되어 진행된 상태로 발생한다. 문제는 연구자들은 이러한 손상을 연구하지 않는 데 있다.
부적절한 동물 연구 모델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동물을 대상으로 개발되고 검증된다. 보통 유전자 변형 생쥐가 많이 사영된다. 인간과 쥐에게는 공통된 유전자가 많으므로 생쥐는 적절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연구 모델로 사용되는 '유전자 변형 생쥐'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일까? 이 쥐들은 뇌에 치매요인 물질이 쌓이고 해마가 위축되는 알츠하이머 후기의 병리 현상을 갖도록 디자인된다. 하지만 이 쥐들에게는 알츠하이머에 이라는 장기적 손상인 염증, 산화와 같은 문제가 없다. 생쥐는 병의 결과는 표현하지만 원인은 반영하지 못한다.
최근 '유도만능줄기세포'가 개발되면서 알츠하이머 연구 모델은 크게 발전했다. 유도만능 줄기세포는 심장, 간, 췌장, 뇌 등 연구하려는 어떤 유형의 세포로든 분화가 가능하도록 유전적으로 조작된 세포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알츠하이머 환자의 세포를 채취해 뉴런을 만드는 일이 가능해진다. 물론 이 세포에도 음식, 운동, 스트레스와 같은 외적 과정은 결여되어 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연구 모델 가운데 이 복잡한 질병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은 없지만, 동물 모델보다는 한층 나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거와 회복은 같은 것이라는 생각
알츠하이머 치료제 연구의 또 다른 오류는 치매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와 '타우'를 제거하면 인지기능이 정상적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가정이다. 치매 치료제들은 주로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지고 있다. 아밀로이드와 타우가 뇌에 축적될 쯤이면 이미 수백~수천개의 뉴런이 죽고, 뇌 구조가 영구 변성되고 뇌의 전체 용적이 축소된 후이다. 즉 아밀로이드와 타우를 제거하면 단기간에 미미한 효과를 얻을 수는 있지만 치료는 되지 않는다. 의미 있는 '인지 기능 회복'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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