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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의 모든 것

치매에 걸리고 물건에 집착해요, 저장강박증일까요?

by ☁︎℉☂︎ 2022. 2. 23.

치매에 걸리면 물건을 버리지 않고 쌓아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누가 봐도 쓰레기인데 자꾸 모읍니다. 버리라고 강요하거나 아무 말 없이 버리면 사태가 더 심각해집니다. 고집을 부려서 물건을 더 쌓아두게 됩니다. 치매와 함께 저장강박증이 생긴 걸까요? 이런 문제가 집 안에서만 일어나면 어느 정도 감당하지만 이웃에게 불편을 끼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악취가 나고, 최악의 경우 화재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파란 벽에 하얀색으로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이 그려져있다
치매에 걸리면 물건에 집착하기도 한다.

필요 이상으로 물건을 많이 산다. 

 

치매환자가 물건을 필요량보다 많이 사는 일이 종종 일어납니다. 가장 큰 원인은 '기억력'입니다. 예를 들어 '두부'가 필요해서 하나 구입했지만 그것이 기억나지 않아 몇 번이고 더 살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유통기한이 지나서 먹지 못하고 버리게 됩니다. 

 

하지만 물건을 많이 사는 것은 기억의 문제 때문은 아닙니다. 노인은 쇼핑하러 가는 것 자체에 어려움을 느낍니다. 젊은 사람들은 집에 두부가 있는지 없는지 확실하지 않으면 다음에 사도 됩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걸음이 느려지고 조금만 걸어도 피로해져 외출이 어렵습니다. 다음에 언제 장을 볼지 모르기 때문에 나왔을 때 되도록 많은 물건을 구매하려 합니다. 

 

쓰레기를 쓰레기로 생각하지 않는다.

 

인지기능 측면에서 따져보면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는 원인은 쓰레기를 쓰레기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치매환자가 버리지 않는 낡은 이불이 있다고 생각해봅니다. 왜 갖고 있냐고 물으면 그 이불은 쓰레기가 아니라 소중하고 지금 꼭 필요한 물건이라고 대답합니다. 어디에 쓸 거냐고 물으면 여기저기 쓰기 좋다고 대답합니다. 처음에는 집안 이곳저곳에 물건을 놓아두다가 증상이 진행되면 손이 닿는 가까운 곳에 물건을 벌여놓습니다. 

 

갖고 싶으니까 달라고 하면 줄 때도 있다. 

 

외로워서 수집벽이 생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언젠가 쓸지도 모른다면서 손님용 이불을 몇십년 동안 보관합니다. 빈 쿠키통, 쓰레기봉투,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보관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수집벽도 있고 쓰레기를 쓰레기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버리지 않는 것입니다. 

 

'쓰레기인가 아닌가'를 따지기 시작하면 싸움만 일어납니다. 버리는 것 자체를 아까워하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나에게 필요한 물건이니 주세요'라고 하여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갖고 싶다는 사람에게 주는 것은 아까워하지 않고 순순히 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는 버릴 필요가 있다는 것을 부드럽게 설명하고, 설득하면 스스로 버리기도 합니다. 물론 이것을 설득하는 과정은 매우 어렵습니다. 

 

집 안 사진을 찍어보자. 

 

물건을 쌓아두는 것은 인지기능 저하뿐만 아니라 신체의 변화가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주로 시각, 후각의 변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유효 시야'가 좁아지게 됩니다. 눈으로 보는 시야는 그대로지만 의식적으로 인식하는 시야가 좁아지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티브이를 볼 때에는 티브이 화면만 눈에 들어옵니다.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려하면 냉장고만 보입니다. 그래서 집이 지저분해도 티브이 화면처럼 본인이 보고 싶은 것 외에는 인식하지 못하게 됩니다. 보고도 못 보는 척이 아니라 그렇게 보이는 것입니다. 이럴 때에는 사진을 찍어서 보여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면 집 안을 전체적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후각이 둔해지는 것도 집에 물건을 쌓아두는 원인이 됩니다. 악취가 나도 본인은 그 악취를 느끼지 못합니다. 특히 치매에 걸리면 후각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냄새가 나니 쓰레기 좀 버려라" "대소변을 왜 여기저기 흘리고 다니냐"라는 말을 생트집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오히려 "아무 냄새도 안나는데 왜 그러냐"라고 생각하며 가족과 이웃들이 잔소리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냄새를 느끼는 연습을 해두면 후각은 쉽게 나빠지지 않습니다. 후각은 의식할 수록 둔해지는 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방향제나 아로마 향을 실내에 두고 무슨 냄새인지 물어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또는 식사 때 밥 냄새, 된장국 냄새 등을 맡아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매번 냄새를 의식하면 그날그날 냄새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고, 음식 냄새를 맡으면 식사를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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